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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민화와 창작민화 비슷한 비율,
부담 없고 실용적인
생활소품 판매 약진

글 문지혜 기자 사진 이주용 기자

 


민화아트페어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민화시장의 현황과 작품의 트렌드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어떤 민화를 선호하는 것일까? 월간 민화는 행사 마지막 날 아트페어에 참가한 작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단편적이나마 이에 대한 해답을 얻는 한편, 결과를 분석해 보았다.


 

올해 2회째를 맞은 민화아트페어는 전반적인 분위기도 매우 역동적이었고, 행사장을 찾은 인파도 지난해보다 훨씬 많았던 것으로 집계되어 있다. 올해는 작품 자체보다도 민화를 이용한 문화상품이나 소품 등의 판매율이 높아 지난해와 수평적인 비교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지만, 전체적인 판매 실적도 지난해보다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같은 공간에서 선보이는 그림들이지만, 결국 고객들이 지갑을 열도록 만드는 작품들은 따로 있었다. 다만 부스별로 편차가 심해 단 한 점의 작품도 판매하지 못한 곳이 있는가 하면 작품을 상당한 고가로 여러 점 판매한 곳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처음부터 판매를 염두에 두지 않고 홍보 내지는 전시를 목적으로 참가한 단체전에서조차 낭중지추의 매력으로 관람객의 품에 안긴 작품들도 적지 않았다. 또한 작품을 낱개로 판매하지 않고 반드시 전체 시리즈를 한꺼번에 구매할 것을 고집하는 작가들도 있었다. 어떤 민화들이 관람객의 호응을 많이 얻었을까?

 

조사 방법 및 통계의 한계

올해 아트페어에 참가한 작가들의 개인 부스는 37개이며, 2명 이상 참여한 단체는 32개, 이들이 전시한 부스는 40개이다. 설문지는 모두 배포했지만, 100% 응답을 하지는 않았으므로 실제로 판매된 작품의 수는 조사 결과보다 다소 많은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결과 분석에 사용된 표본은 답변에 응한 개인 작가 33명과 협동 및 단체 부스에서 제출받은 26장의 답변지이다. 따라서 표본 집단은 실제 참가 인원이나 부스보다는 다소 적다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특히 협동 및 단체 부스의 경우 2~3명의 소수로 구성된 부스에서는 참가자 모두가 개별적으로 답변해주었으나, 다수의 작가들이 단체전 형식으로 작품을 출품한 경우 한 장의 설문지만 작성했다는 점도 조사의 한계가 될 수 있다. 또한 소품은 값이 비교적 비싼 고급 공예품에서 매우 저렴한 엽서까지 가격의 편차가 심해 정확한 집계를 하기 어려웠다는 점도 밝혀 둔다.

 

전통이든 창작이든 고루 선호해

우선, 앞서 밝힌 표본에 따라 개인 부스의 판매 현황을 살펴보면 총 85점의 작품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되었다. 작품의 성격을 크게 전통과 창작으로 나누면 전통 민화가 45점, 창작민화가 40점으로 전체적인 비율은 엇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점에서도 현대 민화는 “전통과 현대, 혹은 모사와 창작의 두 날개로 난다”는 비유가 사실인 것을 알 수 있다. 

전통 재현 민화 부문에서는 꽃을 주제로 한 그림이 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화훼도, 화접도, 화조도가 총 18점으로 가장 많았다. 고객들이 전통적인 민화 중에서도 장식성이 강한 그림을 선호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화조도의 가장 큰 강점은 우선 예쁘다는 것이다. 즉 장식성이 매우 강한 것이다. 현재 남아 전하는 민화 중 화조도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까닭일 것이다. 창작민화에서도 장식성이 강한 작품들이 강세를 보였다. 역시 주제로는 꽃이 돋보였다. 다만 색채에 있어서는 오방색과 같이 강렬한 색 보다는 분홍색, 보라색, 밝은 파랑색 등 화사한 파스텔톤 색감을 구사한 작품들이 인기가 높았다. 

또한 민화의 전형적인 소재에서 탈피해 자이언트 선인장, 화투패 등 작가 고유의 취향과 개성이 잘 드러난 작품들도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즉, 어디서 본 듯한 그림이 아닌 새롭고도 파격적인 시도가 의외로 관람객의 관심을 모았던 것이다. ​

가장 어렵고 조심스러웠던 부분은 판매 작품의 가격대에 대한 조사이다. 가격에 대한 질문에 아예 답하려 하지 않는 작가들도 적지 않았거니와, 작가들의 답변 또한 얼마나 정확한지 검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계를 무릅쓰고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1만원~49만원이 51점으로 가장 많았고 2백만 원 이상의 작품도 11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답이 정직하다면 수백만 수백만 원대의 작품도 관람객의 취향에 맞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판매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단체전에서 판매된 작품의 수는 총 44점으로 이중 창작민화는 8개에 불과했다. 개인전과 마찬가지로 화훼도, 화조도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 21점으로 절반을 차지할 만큼 인기가 높았다. 판매 가격대는 11만원~49만원이 29점으로 가장 많았다.

최근 창작민화가 붐이라고는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민화라는 그림에 기대하는 부분이 따로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전통 민화는 일반 회화작품에서는 느낄 수 없는 고유하면서도 색다른 매력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쉽게 말하면 일반적으로 ‘민화’하면 쉽게 떠올리는 이미지는 여전히 민화의 상품성을 결정하는 큰 요인이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수요자도, 공급자도 대폭 늘어난 소품시장

눈에 띄는 점은 소품小品 및 공예품의 판매가 매우 활발했다는 사실이다. 페어에 대한 인식이 다소 부족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처음부터 판매를 의식하고 ‘팔릴만한 물건’을 준비해 온 부스들이 상당히 많았던 데 따른 당연한 현상이다.
어떤 이들은 소품과 상품의 판매율이 훨씬 높았던 이번 페어에 대해 페어의 의미가 다소 퇴색한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진단을 내놓기도 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오히려 이런 부분이 민화전문 페어의 분위기를 유례없이 역동적이고 활기차게 했던 요인이 되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아끼지 않았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인 부스에서 589점, 2인 이상 참여한 부스에서 448점의 소품과 공예품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되었다. 여기서 공예품은 장식품 외에 가구, 도자기, 앞치마, 스카프, 방석 등 생활 소품을 포함하는 용어이다. 다만 민화를 응용한 종이봉투나 엽서 등도 수백 장 이상 판매된 것으로 파악되었지만, 통계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이들 공예품의 판매율이 높았던 것은 무엇보다 수십 만 원 대인 민화작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실용성과 장식성이 강해 관람객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해 페어에서도 소품의 인기가 높았던 탓에 올해는 처음부터 다양한 소품을 대거 준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스 중에는 아예 작품 보다 소품을 중심으로 꾸린 곳들도 적지 않았는데, 이들 대부분은 창의적이고 예쁘고 실용적인 작품들로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대답했다.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 상품인데다 개성적인 민화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이 구매에 영향을 끼친 결과일 것이다.
이번에 선보인 다양한 민화상품에 대해서는 좀 더 심층적인 분석을 통해 향후 민화의 활용 방안이라는 측면에서 좀더 적극적이고 본격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작품인지 소품인지, 각자의 장점 파악해야

 

이처럼 전반적으로 소품이나 각종 공예품에 대한 인기가 높은 분위기이다보니 상당수의 작가들은 “다음 아트페어 때에는 더욱 다양한 소품들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지만, 소품이 인기가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부분과 다소 주의해야 할 점이 함께 존재한다.
무엇보다 소품이 지나치게 강조되다보면 기존 핸드메이드 페어나 박람회 등과의 차별성이 흐려질 우려가 있다. 사실 민화아트페어도 민화의 상품성을 제대로 인식시키고, 인정받고자 하는데 가장 큰 의의가 있다는 점에서 가장 큰 방점은 작품 자체에 두어야 하는 것이 옳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아무리 의의가 좋은 행사라 하더라도 관람객이 찾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런 점에서 누구나 부담없이 구입할 수 있는 소품의 존재는 행사의 흥행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소품의 활성화 현상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볼 필요는 전혀 없다. 다만 페어 참가자들은 참가 할 때부터 작품으로 승부를 할 것인지, 아니면 소품 판매에 집중할 것인지를 미리 결정하고, 상품의 성격에 따라 부스를 개성있게 운영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작가들은 스스로 역량을 강화할 부문이 작품인지, 소품인지 냉정하게 성찰해 다음 아트페어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민화시장의 선호도를 체감할 수 있는 아트페어

 

제2회 민화아트페어에서의 결과를 통해 민화 화단의 현 주소와 대중들이 원하는 민화에 대해 파악할 수 있었다. 작가들은 작품을 준비하기에 앞서 전통이든 창작이든 자신의 개성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는 민화는 과연 무엇인지 스스로의 강점을 잘 파악해야 한다. 전통민화의 경우 대개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선 하나부터 색감, 심지어 액자의 형식까지 세밀하게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사소해 보이는 작은 차이가 작품의 품격을 올리고, 결국엔 구매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만일 창작민화를 그린다면 그림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작품을 관통하는 이야기와 더불어, 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이나 소재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적어도 민화 아트페어는 아직은 판매 성과에 연연할 단계는 아니다. 무엇보다 더 많은 이들이 민화의 세계를 접하고, 민화와 친숙하게 되고, 상품이든 작품이든 민화를 적합한 가격에 정당하게 구매하는 기회를 확대해 민화의 저변을 확대해 나가자는 데 일차적인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민화페어는 즐거운 축제로 치러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2회째를 맞는 대한민국민화아트페어는 매우 성공적인 행사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행사가 끝나자마자 다음 행사가 기대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출처: 월간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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